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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 싫어하는 아이

양치할 때마다 입을 앙다무는 아이저녁마다 양치 시간이 되면 전쟁이었다. 칫솔을 보기만 해도 입을 꽉 다물고 고개를 돌렸다. 겨우 입을 벌리게 해도 몇 초 만에 다시 닫아버려서, 제대로 닦았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대충 끝나는 날이 대부분이었다. 치과 검진 때마다 충치 걱정을 듣다 보니,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점점 커졌다.억지로 벌리려다 서로 기분만 상했다처음엔 힘으로라도 입을 벌리려 했다. 턱을 살짝 잡고 "아 해봐"를 반복하며 억지로 닦았는데, 그럴 때마다 아이는 울고 나는 지쳤다. 양치 시간만 되면 서로 예민해지니, 하루를 기분 좋게 마무리하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일 저녁 같은 실랑이가 반복되니, 나중엔 양치 시간이 다가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워질 정도였다.왜 싫어하는지부..

육아 일기 2026.08.31

만화책만 보는 아이

도서관 가면 만화 코너에서 안 움직이는 아이도서관에 가면 아이가 곧장 만화책 코너로 직행한다. 글 위주의 동화책 코너 쪽으로는 눈길도 안 준다. 처음엔 "이러다 글 읽는 힘이 안 늘겠다" 싶어서 은근히 다른 책을 권해봤는데, 그때마다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대출 카드를 보면 늘 만화책으로만 가득 차 있어서, 이대로 괜찮은 건가 하는 걱정이 계속 마음 한구석에 있었다. 그나마 보기좋고 이야기의 흐름이 있는 만화책은 그러려니 하겠는데, 그림체는 자극적이고 스토리 전개도 없이 짧은 효과음 몇개로 대여섯 페이지는 넘어가는 책을 읽을 때면 어떻게 해야 할지 늘 고민이었다.만화책을 못 읽게 하려던 시기한동안은 "만화책은 이제 그만 보고 이 책도 한번 읽어볼까?"라며 은근히 유도했다. 그런데 그럴수록 아이는 만화책을 ..

육아 일기 2026.08.30

머리카락 당기는 습관

옆머리 한 줌이 유독 짧아진 걸 보고 알았다머리를 묶어주다가 앞머리 옆쪽 한 줌이 유독 짧은 걸 발견었했다. 자른 기억이 없는데 이상하다 싶었는데, 곰곰이 보니 아이가 TV를 보거나 심심할 때마다 그 부분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배배 꼬다가 잡아당기는 버릇이 있었다. 본인은 그게 습관이 됐다는 걸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처음엔 정말 원래 머리 숱이 없어서 그런건가, 아니면 몇번씩 성인 샴푸로 머리를 감아서 부작용이라도 생긴건 아닌가 걱정이 앞섰었다.무의식중에 나오는 행동이었다처음엔 "머리카락 당기지 마"라고 볼 때마다 말했다. 그런데 그 말을 들을 때만 잠깐 멈추고, 몇 분 지나면 다시 손이 머리로 갔다. 손톱 물어뜯기와 비슷하게, 이것도 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이 아니라 심심하거나 뭔가에 집중할 때..

육아 일기 2026.08.30

애착 인형 없으면 못자는 습관

세탁기에 넣을 때마다 벌어지는 소동, 애착 인형 이야기아이한테는 세 살 때부터 끼고 자는 낡은 토끼 인형이 있었다. 색은 다 바래고 귀 한쪽은 늘어져 있는데, 그 인형이 없으면 잠자리에 눕지도 않는다. 문제는 세탁할 때다. 인형을 씻겨야 하는데, 그 몇 시간 동안 아이가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계속 "토순이 언제 나와?"를 반복한다. 처음엔 그냥 웃어넘겼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세탁하는 날이 서로에게 스트레스가 되기 시작했다. 안이 다 들여다 보이는 드럼세탁이 안에서 빙글 빙글 돌아가는 인형을 보고 대성 통곡하며 울곤 했다물리적으로 떼어놓으려 했다한동안은 "이제 다 컸으니까 인형 없이도 자보자"고 시도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날 밤 잠들 때까지 한참을 뒤척이며 힘들어하는 걸 보고 그만뒀다. 알아보니 이..

육아 일기 2026.08.30

영상에 중독된 아이

영상 끄자마자 시작된 발작 같은 울음주말 아침, 영상 시청 시간이 끝나서 태블릿을 끄자 아이가 갑자기 바닥에 드러누워 발버둥을 쳤다. 평소 떼쓰는 것과는 결이 달랐다. 눈이 풀린 채로 계속 "더 볼래, 더 볼래"만 반복하는 모습에 순간 겁이 났다. 몇 분 지나서야 겨우 진정됐는데, 그 표정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평소 장난감을 못 사줬을 때 떼쓰던 모습과는 눈빛부터 확연히 달랐다.시청 시간보다 콘텐츠 종류가 문제였다처음엔 시청 시간을 더 줄이면 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알아보니 문제는 시간보다 콘텐츠 종류에 있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짧은 컷이 빠르게 넘어가고, 자극적인 색과 소리로 계속 다음 걸 보게 만드는 영상은 짧은 시간을 봐도 뇌를 과도하게 자극한다는 설명이었다. 실제로 아이가 즐겨 보던 영상들..

육아 일기 2026.08.30

벌레 무서워하는 아이

개미 한 마리에 온 놀이터가 멈췄던 날놀이터 바닥에 개미 몇 마리가 지나가는 걸 본 순간, 아이가 그 자리에서 얼음이 됐다. 소리도 못 지르고 그냥 얼어붙어서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나를 쳐다봤다. 안아 올려서 다른 곳으로 옮겨줘야 겨우 진정됐다. 그날 이후로 바깥 놀이 자체를 꺼리기 시작했다. 놀이터 얘기만 꺼내도 "거기 벌레 있잖아"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 일이 있기에 어떠한 징후나 경험은 없었다. 벌레에 물려 본 적도 없었고, 혐오감을 가질만한 경험도 없었기에 나도 놀랐던 기억이다.무섭다는 말 뒤에 숨은 것처음엔 "벌레는 안 물어, 괜찮아"라고 설명해줬다. 그런데 이 말은 전혀 안 통했다. 아이가 무서워하는 건 물릴까 봐가 아니라, 예측할 수 없이 움직이는 그 모습 자체였다.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빠르..

육아 일기 2026.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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