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쓰기 점수 나온 날학교 다녀오면 늘 먼저 가방을 열어 보여주던 아이가, 그날은 유독 가방을 꼭 붙잡고 안 열었다. 알고 보니 받아쓰기 시험지에 틀린 게 몇 개 있었다. "몇 개나 틀렸어?"라고 물으려다가, 아이 표정을 보고 그 질문부터 참았다. 평소와 다르게 눈도 잘 못 마주치는 모습에, 뭔가 단단히 마음이 상했다는 걸 바로 알 수 있었다.점수보다 반응이 문제였다돌이켜보니 그전까지는 시험지를 보자마자 "이건 왜 틀렸어?"부터 물었다. 그러다 보니 아이한테 시험지는 혼나는 계기로 자리 잡아버린 것 같았다. 틀린 개수를 확인하는 것보다, 그 순간 아이가 느꼈을 부끄러움이나 속상함을 먼저 다뤄줬어야 했다. 생각해보면 나도 학창 시절 시험지를 받으면 틀린 문제부터 눈에 들어와서 마음이 철렁했던 기억이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