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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육아 휴직 이유

아빠인 내가 육아휴직을 쓴 이유주변에서 다들 한 번씩 물어봤다. "굳이 아빠가 휴직까지 해야 해?" 회사에서도, 친척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여러 번 받았다. 그때마다 대답은 늘 같았다. 지금 이 시기의 아이 모습은 지금이 아니면 다시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처음엔 다들 의아해하다가도, 이유를 듣고 나면 대부분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돌아오지 않는 시간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아이가 처음 뒤집던 순간, 처음 걷던 순간, 처음 말을 트던 순간은 딱 한 번뿐이다. 그 순간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나중에 볼 수는 있어도,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경험 자체를 되돌릴 방법은 없다. 일에 치여 지내다 보면 그런 순간들이 그냥 스쳐 지나갈 것 같았다. 몇 년 뒤에 "그때 내가 뭘 하고 있었더라"라고 후회하고 싶지 않았..

육아 일기 2026.09.08

카시트 거부하는 아이

차만 타면 등을 뒤로 젖히던 아이외출할 때마다 카시트에 앉히는 게 큰일이었다. 안으려고만 해도 몸을 뒤로 젖히고 발버둥을 쳤다. 겨우 앉혀서 벨트를 채우면 그때부터 울음이 시작됐고,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그치지 않는 날도 많았다. 짧은 거리를 갈 때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 정도였고, 운전하는 내내 백미러로 우는 얼굴을 봐야 하는 게 고역이었다.억지로 앉히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어 보였다안전과 직결된 문제라 협상의 여지가 없었다. 그래서 처음 몇 달은 그냥 울든 말든 카시트에 앉히고 출발했다. 매번 마음이 무거웠지만,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한 채로 시간만 흘러갔다.이유를 짐작만 하다가 직접 물어봤다말이 좀 트인 뒤에야 왜 그렇게 싫어하는지 물어볼 수 있었다. 돌아온 답은 의외로 단순했다. "답답해"였다. ..

육아 일기 2026.09.08

카톡 단체 채팅방 시작하는 아이

"나도 단톡방 초대해줘" 처음 들은 그 말같은 반 친구들끼리 단체 채팅방을 만들었다며, 아이가 스마트폰을 사달라고 조른다. 정확히는 이미 몇몇 친구는 스마트폰이 있고, 그 안에서 단톡방이 돌아가고 있다고 한다. "나만 못 봐서 무슨 얘기 하는지 몰라"라는 말에 마음이 복잡해진다. 학급 준비물이나 숙제 관련 얘기도 그 안에서 오간다고 하니, 단순히 노는 용도만은 아닌 것 같아 더 고민이 된다.스마트폰보다 먼저 걱정되는 건 대화 내용이다사실 기기 자체보다 더 신경 쓰이는 건 단톡방 안에서 오가는 대화다. 열 명 넘는 아이들이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다 보면, 예상치 못한 오해나 다툼이 쉽게 생긴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자주 듣는다. 누군가 답을 늦게 하면 삐지고, 장난으로 한 말이 상처가 되는 일도 흔하다고 ..

육아 일기 2026.09.08

안경 쓰기 싫어하는 아이

시력검사 결과를 받고 나서학교 정기 시력검사에서 한쪽 눈이 많이 나쁘다는 통보를 받았다. 안과에 데려가서 정밀검사를 받았고, 결국 안경을 맞추게 됐다. 문제는 그다음부터였다. 안경을 써보라고 하면 몇 초 쓰다가 바로 벗어버렸다. 안경테를 고를 때만 해도 신나 했는데, 막상 도수 렌즈를 낀 안경을 받아 들자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안경점에서 함께 고른 도수렌즈 도수를 맞추는 과정도 생각보다 아이한테는 낯선 경험이었다. 여러 렌즈를 번갈아 끼워보며 "이게 더 잘 보여, 저게 더 잘 보여?"를 반복해서 물어보는 검사 자체를 힘들어했다. 검사하는 선생님이 아이 눈높이에 맞춰 천천히, 게임하듯 진행해주셔서 그나마 수월하게 끝났다. 검사가 끝나고 나서는 "나 이제 잘 보여?"라고 몇 번이나 확인하듯 물었다."답답해..

육아 일기 2026.09.08

아이랑 셋이서 안전요리 하기

플라스틱 칼 하나로 시작된 셋이서 요리하기요리할 때마다 아이는 늘 주방 밖에서 구경만 했다. 칼이나 불 근처는 위험하니 당연히 못 오게 했는데, 그럴 때마다 문 앞에서 서성이며 뭐라도 거들고 싶어 하는 눈치가 보였다. 그러다 아이용 플라스틱 칼을 하나 사서, 처음으로 셋이 같이 요리를 해보기로 했다. 마트에서 그 칼을 고를 때부터 아이 표정이 벌써 들떠 있었다.위험하지 않은 재료부터 맡겼다플라스틱 칼로도 자를 수 있는 재료 위주로 골랐다. 삶은 계란, 부드러운 바나나, 두부처럼 힘을 많이 안 줘도 잘리는 것들이었다. 아이한테는 도마와 플라스틱 칼을 따로 내주고, 그 재료들을 써는 역할을 맡겼다. 손을 다칠 걱정이 없으니 나도 옆에서 편하게 지켜볼 수 있었다.서툴러도 끝까지 시켰다처음엔 두부가 뭉개지고 계..

육아 일기 2026.09.07

할머니네 집 개 이야기

할머니 집 개가 사라진 자리친정에서 오래 키우던 개가 있었다. 아이가 아기 때부터 봐온 개라, 걷기도 전부터 그 개 옆에서 놀았다. 그런데 그 개가 몸집이 점점 커지면서, 주로 돌보시던 어머니가 감당하기 힘들어하셨다. 결국 다른 곳으로 보내드리기로 했고, 어디로 어떻게 갔는지 자세한 과정은 나도 잘 모른다. 어머니도 그 얘기를 자세히 꺼내고 싶어 하지 않으셔서, 굳이 더 캐묻지 않았다.아이한테는 세계관 하나가 사라진 셈이었다할머니 집에 갈 때마다 제일 먼저 찾던 존재가 없어졌다는 걸, 아이는 금방 알아챘다. "○○이 어디 갔어?"라고 몇 번 물었고, 그때마다 "다른 좋은 곳으로 갔어"라고만 짧게 답해줬다. 어른들끼리는 대충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늘 당연하게 있던 존재 하나가 통째로..

육아 일기 202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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