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치는 안 흔들리는데 새 이빨이? 설측맹출 경험담
우리는 딸아이 목욕을 번갈아 시킨다. 독박 육아는 옳지 않다고 생각해서, 하루는 엄마가 하루는 아빠가 씻긴다. 최근에 밍밍이 목욕 전에 양치를 시키는데 아이가 갑자기 이렇게 말했다.
"아빠, 나 입안에 구멍이 생겼어. 근데 아프진 않아."
살펴봤더니 정말 아랫니 뒤쪽에 작은 구멍이 생겨 있었다. 처음엔 피곤해서 입안이 헐었나 싶었는데, 다시 보고 또 봐도 이건 이빨이 올라오는 모습이었다. 이상한 건, 밍밍이 아랫니는 전혀 흔들리지 않는데 새 이빨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었다.
'설측맹출'이라는 낯선 단어
알아보니 유치가 빠지지도, 흔들리지도 않은 상태에서 영구치가 먼저 올라오는 걸 '설측맹출'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혀 설(舌), 곁 측(側), 싹 맹(萌), 날 출(出) — 원래 있던 이 뒤쪽에서 새 이가 난다는 뜻인 듯하다. 명칭이야 그렇다 치고, 당장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래서 알아본 내용과 실제 치과에 다녀온 과정을 정리해본다. (참고용 경험담이며, 실제 상태 판단과 처치는 반드시 치과에서 직접 진료받아 확인하시길 권한다.)
발치를 해야 하는가
치과에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원래 영구치가 자랄 때는 유치 뿌리를 서서히 녹이면서 올라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경우라고 한다. 6~8세 무렵 아이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고, 치과에서 적절한 조치가 가능하다고 했다. 다만 밍밍이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제일 큰 고민이었다.
1) 발치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엑스레이를 찍어보고 유치 뿌리 길이가 길거나 영구치가 이미 많이 자란 상태라면, 유치가 흔들리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발치하는 편이 영구치가 자리 잡는 데 낫다고 한다.
2) 마취 방식이 따로 있다. 유치가 전혀 흔들리지 않는 경우, 성인처럼 곧바로 잇몸에 마취 주사를 놓지 않고 먼저 감각을 무디게 하는 크림을 발라둔 뒤 약효가 돌 때쯤 마취 주사를 놓는다고 한다. 직접 맞은 건 아니라 정확히는 모르지만, 밍밍이 말로는 10점 만점에 4점 정도의 아픔이었다고 한다.
3) 하나만 나왔는데 나머지는? 유치가 하나도 흔들리지 않는 상황이라면, 웬만하면 두 개를 한 번에 발치하는 걸 권장한다고 한다. 아이 입장에서 치과 자체가 이미 큰 스트레스인 만큼, 마취한 김에 같이 처리하는 게 낫다는 이유였다.
4) 가장 중요한 것 — 미리 말해주고 절대 거짓말하지 않기. 밍밍이한테도 치과 가기 전부터 검사해보고 필요하면 이빨을 뺄 수도 있다고 미리 얘기해줬다. 발치가 결정된 뒤에는 "독감 주사 맞는 정도로 따끔할 거야, 조금만 참자. 뺀 이빨은 예쁜 상자에 담아서 이빨요정한테 주자"라고 말해줬다. 조금 울긴 했지만 씩씩하게 이빨을 빼고 나왔다. (사실 나는 무서워서 못 봤다. 아이 엄마가 옆에서 잡아주고, 나는 먼발치서 응원만 했다.)
일찍 발견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밍밍이는 그나마 빨리 발견돼서 다행인 경우였다고 한다. 심한 경우에는 아랫니가 여러 개 이미 다 보이게 된 뒤에야 치과에 오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결국 제일 좋은 방법은 정기적인 치과 검진으로 조기에 발견하고 조치하는 것이라고 한다. 비슷한 증상을 발견하셨다면, 우선 아이를 안심시키고 가까운 치과에서 정확한 상태를 확인해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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