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얘기만 나오면 표정이 굳던 아이유치원에서 학예회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엔 아이도 신나 했다. 그런데 막상 "너는 무슨 역할이야?"라고 물으니 갑자기 표정이 어두워졌다. 노래 부르는 팀에 배정됐는데, 혼자 한 소절을 맡았다는 게 문제였다. 그날부터 학예회 얘기만 나오면 말수가 줄었다. 알림장에 적힌 연습 일정을 볼 때마다 아이 표정이 살짝 굳는 게 눈에 들어왔다."틀리면 어떡해"라는 말이 나온 밤며칠 지나 잠자리에서 아이가 불쑥 말했다. "나 그 소절 틀리면 어떡해." 그제야 무엇이 걸리는지 구체적으로 알게 됐다. 사람들 앞에 서는 것 자체보다, 정확히는 실수해서 다른 친구들 흐름을 끊어버릴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 며칠 동안 왜 저렇게 시무룩한지 짐작만 하다가, 이 한마디를 듣고 나서야 정확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