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 문 앞에서부터 시작되는 울음저녁마다 목욕 시간이 다가오면 아이가 먼저 눈치를 챘다. 욕실 쪽으로 데려가려고만 해도 몸을 뒤로 젖히며 울기 시작했다. 겨우 욕조에 앉혀도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있어서, 머리 감기는 건 거의 전쟁 수준이었다. 매일 저녁 온몸이 땀에 젖도록 씨름하고 나면, 정작 씻긴 나 자신이 더 씻어야 할 지경이었다.물이 무서운 게 아니었다처음엔 물 자체를 무서워하는 줄 알고 목욕 장난감을 잔뜩 사줬다. 그런데 반응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자세히 관찰해보니 물이 아니라 머리에 물이 닿는 순간, 특히 눈에 물이 들어갈까 봐 그 순간을 극도로 무서워하는 거였다. 몸 씻는 건 오히려 잘 참는 편이었다. 예전에 샴푸 거품이 눈에 들어가서 크게 울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 이후로 계속 그 순간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