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컵 엎지르고 "나는 왜 맨날 이러지"라던 아이저녁 먹다가 물컵을 엎었다. 별일 아니라고 생각해서 "괜찮아, 닦으면 돼"라고 했는데, 아이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표정으로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나는 왜 맨날 이러지, 맨날 실수만 해." 겨우 물 좀 쏟은 걸로 저런 말이 나온다는 게 낯설었다. 순간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라서 몇 초 동안 아무 말도 못 하고 아이 얼굴만 쳐다봤다.예전에도 있었던 신호들돌이켜보니 비슷한 순간이 몇 번 더 있었다. 블록이 무너지면 "나는 못하나 봐", 그림을 삐뚤게 그리면 "역시 나는 그림 못 그려"라고 말하곤 했다. 그때마다 "아니야, 잘하고 있어"라고 넘겼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말이 아이 마음속 생각을 실제로 바꿔주진 못했던 것 같다. 오히려 아이는 자기가 느낀 좌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