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일기

손가락 빠는 습관 고치기

발라판 2026. 9. 2. 19:15
반응형

자기 전에만 늘 엄지손가락을 빨던 아이

낮에는 전혀 안 그러다가, 이불 속에 들어가 눈을 감기 직전이면 어김없이 엄지손가락이 입으로 향했다. 다섯 살이 될 때까지 이 패턴은 한 번도 안 바뀌었다. 자기 전 루틴처럼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습관이라, 억지로 못 하게 막아야 하나 매번 고민이 됐다. 단순히 손가락을 빠는 것이 걱정이 아니고 혹시나 손에 있을 수도 있는 세균이나 손톱 밑 차마 닦아내지 못한 오염으로 인한 세균성 감기 등이 가장 큰 걱정이었다.

딱히 억지로 막지는 않았다

낮 동안엔 전혀 안 하는 걸 보면서, 이게 불안이나 스트레스 때문이라기보다 그냥 잠들기 위한 하나의 신호 같은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억지로 손을 빼거나 혼내지 않고, 그냥 그러려니 하고 지켜봤다. 다섯 살이면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없어지겠거니 싶은 마음이 컸다. 주변에서는 "그러다 이빨 나는 데 문제 생긴다"며 걱정하는 말도 종종 들었지만, 정작 치과에서는 지금 나이대엔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얘기를 들어서 마음을 놓았다.
또한 이 시기에 손가락을 빠는 행위를 부모가 억지로 못하게 하면 어느 타이밍에서는 또는 초등고학년이나 중학생 때 손가락을 빠는 습관이 생길수도 있다고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있었다.

한번씩 딸아이한테, 오늘 한번 손가락 빨지 않고 잠들어 보는거는 어때? 라고 권하면 스스로 노력은 하지만 쉽지 않은지 눈이 빨개지도록 울기도 했다.
교정을 해줘야 한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쉽게 방법을 찾지 못했고 우리는 그냥 아이 손을 최대한 깨끗하게 해주고, 억지로 멈추게 하지는 않기로 했다.

우연히 만난 책 한 권

그러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손가락 빠는 습관을 다룬 그림책을 발견했다. 아이 엄지손가락이 자꾸 문어로 변해가는 이야기였는데, 손가락을 계속 빨면 그 손가락이 점점 문어처럼 되어버린다는 내용이었다. 큰 기대 없이 그냥 재미로 읽어줬다. 그림도 재밌고 이야기 흐름도 유쾌해서, 습관을 고치려는 목적보다는 그냥 잠들기 전 읽어주는 여러 책 중 하나 정도로만 생각했다.

책 한 권으로 끝나버렸다

그런데 그날 밤부터 아이가 스스로 엄지손가락을 안 빨았다. 손이 입 근처로 갈 때마다 "문어 될까 봐 안 할래"라며 스스로 멈췄다. 며칠 지나도 그 습관이 다시 나오지 않았다. 몇 달을 고민했던 문제가 책 한 권으로 이렇게 한순간에 끝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남편한테 이 얘기를 하니 처음엔 못 믿겠다는 표정이었는데, 며칠을 지켜보고 나서야 정말 신기해했다.

돌아보면 신기한 경험이었다

억지로 못 하게 했다면 아마 더 오래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신 아이가 스스로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 형태로 다가가니, 그 어떤 잔소리보다 효과가 컸다. 습관을 없애려면 부모가 직접 통제하기보다, 아이 스스로 이유를 납득하게 만드는 계기가 더 강력할 수 있다는 걸 이번에 확실히 느꼈다.

지금 생각해도 그 책 한 권이 왜 그렇게 결정적이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건, 아이마다 마음에 와닿는 계기가 다르고, 그 계기를 만나면 생각보다 훨씬 빨리 습관이 바뀔 수 있다는 거다. 비슷한 고민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억지로 막기보다 아이 눈높이에 맞는 이야기를 한번 찾아보시길 추천드리고 싶다.

돌아보면 그 몇 달 동안 크게 걱정하지 않고 지켜본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만약 매일 잔소리하고 손을 억지로 빼내려 했다면, 오히려 아이가 그 행동에 더 집착하게 됐을 수도 있다. 편안하게 지켜보다가 적절한 계기를 만났을 때, 그 변화가 훨씬 자연스럽고 오래갔다.

반응형

'육아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이 한복 고르는 방법  (0) 2026.09.02
아이 신발 고르는 기준 방법 경험  (0) 2026.09.02
목욕 싫어하는 아이  (0) 2026.09.02
초등 고학년 게임시간 다툼  (0) 2026.09.02
초등학생 용돈 관리  (0) 2026.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