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일기

아빠 육아 휴직 이유

발라판 2026. 9. 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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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인 내가 육아휴직을 쓴 이유

주변에서 다들 한 번씩 물어봤다. "굳이 아빠가 휴직까지 해야 해?" 회사에서도, 친척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여러 번 받았다. 그때마다 대답은 늘 같았다. 지금 이 시기의 아이 모습은 지금이 아니면 다시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처음엔 다들 의아해하다가도, 이유를 듣고 나면 대부분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돌아오지 않는 시간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아이가 처음 뒤집던 순간, 처음 걷던 순간, 처음 말을 트던 순간은 딱 한 번뿐이다. 그 순간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나중에 볼 수는 있어도,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경험 자체를 되돌릴 방법은 없다. 일에 치여 지내다 보면 그런 순간들이 그냥 스쳐 지나갈 것 같았다. 몇 년 뒤에 "그때 내가 뭘 하고 있었더라"라고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주변 선배들 중에 아이가 다 크고 나서 "그때 사진으로만 봤다"고 아쉬워하는 얘기를 몇 번 들은 것도 결정에 영향을 줬다.

경력 공백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다

물론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다. 휴직 기간만큼 경력에 공백이 생기고, 복직 후 적응도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동료들이 그 사이 앞서가는 걸 지켜봐야 할 수도 있다는 것도 각오했다. 그래도 그 공백을 메우는 것보다, 지금 이 시기를 놓치는 게 더 크게 후회될 것 같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실제로 해보니 예상보다 힘들었다

막상 시작해보니 육아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 일이었다. 하루 종일 아이와 씨름하다 보면 퇴근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는 걸 실감했다. 그래도 그 힘듦 속에서 아이가 하루하루 자라는 모습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는 건,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경험이었다. 회사 다닐 때는 몰랐던 육아의 실체를 온몸으로 겪으면서, 그동안 와이프가 얼마나 고생했는지도 뒤늦게 절실히 느꼈다.

후회는 없다

지금 돌아봐도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다만 이건 우리 가족 상황과 내 가치관에 맞춰 내린 개인적인 결정이었을 뿐, 모든 아빠에게 육아휴직을 권하고 싶은 건 아니다. 각자의 상황과 우선순위가 다르니까. 다만 나에게는, 그 시기의 아이 곁을 지킨 시간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 중 하나로 남아있다.

지금 드는 생각

시간이 지나 아이가 더 크면, 이 시기의 기억이 아이한테는 희미해질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한테는 또렷하게 남아있을 거다. 그 시간을 함께 보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때의 선택은 충분히 가치 있었다고 생각한다.

경력이나 소득 면에서는 분명 손해였다. 그 부분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인생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돈이나 경력은 나중에 다시 쌓아갈 여지가 있지만 이 시기의 아이와 함께한 시간은 지나가면 그걸로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니 모두에게 맞는 정답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그 저울질에서 시간 쪽이 훨씬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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