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배앓이

저녁마다 세 시간씩 자지러지게 울었다
생후 3주쯤부터 저녁만 되면 아기가 자지러지게 울기 시작했다. 배가 고픈 것도, 기저귀가 젖은 것도 아니었다. 다리를 배 쪽으로 끌어당기고 얼굴이 빨개지도록 울어대는 모습에 처음엔 어디가 아픈 건 아닌지 겁부터 났다. 안아서 흔들어줘도, 노래를 불러줘도 소용이 없어서 무슨 큰 병에 걸린 건 아닌지 밤새 인터넷을 뒤졌던 기억이 난다.
병원에서는 배앓이라고 했다
소아과에 데려가서 이것저것 확인했지만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 의사 선생님은 이걸 영아산통, 흔히 말하는 배앓이라고 불렀다. 신생아 소화기관이 아직 미숙해서 가스가 잘 안 빠지고, 그게 통증으로 이어져서 우는 거라는 설명이었다. 보통 생후 3주에서 시작해 3개월쯤 지나면 저절로 좋아진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오히려 마음이 조금 놓였다. 뭔가 큰 병은 아니라는 게 확인된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원인을 모르니 더 막막했다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는 게 제일 힘들었다. 그냥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매일 저녁 세 시간씩 우는 아기를 안고 발만 동동 굴렀다. 안아도 울고, 눕혀도 울고, 뭘 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 같아서 무력감이 컸다.
그래도 몇 가지는 시도해봤다
수유 후에는 반드시 트림을 확실히 시켰다. 등을 두드리는 대신 세워 안고 살살 문질러주는 방식으로 바꾸니 조금 더 잘 나왔다. 다리를 자전거 타듯 굽혔다 펴주는 마사지도 자주 해줬다. 백색소음을 틀어주거나 배 위에 따뜻한 수건을 올려주는 것도 시도했는데, 매번 효과가 있진 않았지만 아예 안 하는 것보다는 나았다. 포대기로 몸을 살짝 감싸주는 것도 도움이 됐는데, 좁은 공간에 감싸인 느낌이 뱃속에 있던 느낌과 비슷해서인지 우는 강도가 조금 줄어드는 날도 있었다.
신생아 트림을 시키는 기가 막힌 방법을 공유하고 싶다. 원래 우리도 아이 트림하라고 등도 두드려주고 했지만 이 방법이 제일 효과 있었다. 방법은 다리를 접어 올릴수 있느 의자나 쇼파에 부모가 앉고, 아이를 그 위에 앉혀서 내 무릎에 기댈수 있게 해서 앚혀 준다. 목을 잘 가누지 못할수도 있으니까 긴장을 풀지말고 그상태로 아이가 내 배위에, 내 무릎에 기대서 앉을 수 있게만 해주면 된다. 약 110도 정도의 각도로 아이는 앉아 있을거고 그 상태에서 노래를 불러줘도 좋고, 대화를 해도 좋다. 앉아 있는 동안에 저절로 귀여운 트림을 하게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부모가 지치지 않는 것도 중요했다
가장 크게 배운 건, 아기를 울음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하려 애쓰기보다 부모 자신이 지치지 않는 방법을 찾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점이었다. 남편과 시간을 나눠서 번갈아 안았고, 도저히 안 될 때는 안전한 곳에 잠시 눕혀두고 잠깐 숨을 돌리기도 했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아마 부모인 나부터 먼저 지쳐버렸을 거다. 친정엄마가 며칠 와서 도와주신 날은 그나마 숨통이 트였는데, 혼자 다 감당하려 하지 않고 주변에 손을 벌리는 것도 필요한 일이라는 걸 그때 배웠다.
두 달쯤 지나 서서히 잦아들었었다
정확히 언제부터라고 짚을 수는 없지만, 두 달쯤 지나면서 저녁 울음이 서서히 줄어들었다. 세 시간이 두 시간이 되고, 두 시간이 한 시간이 되는 식이었다. 그 시기를 지나고 나니, 그때는 영원할 것 같던 저녁 시간이 결국 지나갔다는 게 신기하게 느껴졌다.
그 몇 달 동안은 매일 저녁이 두려웠다. 해가 지는 게 무섭게 느껴진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그 시기는 정말 한시적이었고, 특별한 명약을 찾아 헤매기보다 그 시간을 함께 버텨내는 것 자체가 최선이었다는 생각이 든다.